방향을 바꾼 지 닷새쯤 됐습니다. 지금은 새 게임의 뼈대를 세우는 중입니다. 플레이어와 적의 상태 머신, 엄폐물, 그 위에 얹을 문서. 화면에는 아직 상자와 캡슐뿐이지만 안쪽은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한 일
- 플레이어 상태 머신을 정리했습니다. 엄폐 관련 상태 열한 개가 따로 놀던 것을 하위 상태 머신 하나로 묶고, 안 쓰는 상태와 전이를 걷어냈습니다. 상태를 바꾸는 길도 단일 진입점 하나로 좁혔습니다.
- 엄폐물이 부서지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수류탄이나 광역 공격, 달려드는 근접 적이 엄폐물을 깎아내는 데미지 모델입니다. 맞으면 잠깐 휘청이는 반응도 붙였습니다. 구르기 방향은 자유롭게 풀었고, 구르는 도중 자동으로 엄폐에 붙는 시도는 넣었다가 되돌렸습니다.
- 적의 행동을 종류별로 나눴습니다. 곧장 달려드는 놈, 침을 뱉는 원거리, 옆으로 돌아드는 놈. 팩션과 등급도 데이터로 갈랐습니다. 적이 플레이어의 시야를 판단하는 기능은 보류했습니다. 벌레들이 무작정 돌격하는 컨셉과 맞지 않아서요.
- 테스터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조준이 늦게 안착하는 문제, 엄폐물을 넘을 때 공중에 뜨는 문제, 타겟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를 고쳤습니다. 피격 이펙트가 겹쳐 하얗게 번지던 것도 잡았습니다.
- 문서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세계관의 핵심을 잠그고, 챕터 서사와 팩션 설정, 적 카탈로그, 아트 파이프라인 표준까지. 문서·코드·애니메이터가 서로 맞는지 대조하는 점검 명령도 만들었습니다.
막힌 것 / 배운 것
점검 명령을 처음 돌리자마자 걸린 게 있었습니다. 설계 문서에는 "떨어지는 중" 상태를 폐기했다고 적혀 있는데, 코드와 애니메이터는 그 상태를 열심히 쓰고 있었습니다. 틀린 쪽은 문서였습니다. 실제 역할에 맞게 이름을 바꾸고 코드·애니메이터·문서 세 곳을 같이 고쳤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바꾸다 다른 문제가 터졌습니다. 애니메이터 컨트롤러 파일을 에디터 밖에서 직접 고쳤더니, Unity가 메모리에 든 옛 버전을 그대로 쓰면서 "그런 파라미터는 없다"는 경고를 매 프레임 뱉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AI 도구가 이어서 진행한 작업이라, 돌아와서 첫 위험 보고서를 받아 들었습니다. 에디터가 주인인 파일은 에디터를 통해 다시 읽히게 해야 한다는 것, 이런 일은 발견 즉시 문서로 남긴다는 것. 위험 보고서라는 형식이 이날 처음 생겼습니다.
내일
카메라의 어깨 시프트와 조준 연출을 붙이고, 노드 맵의 데이터 골격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