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 Log · StarDiver

게임이 처음으로 혼자 켜졌습니다

그동안 StarDiver는 에디터 안에서만 돌아갔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실행 파일을 만들어서, 에디터 없이 더블클릭만으로 켜지는 걸 봤습니다. 2.2GB짜리 파일 하나가 9초 만에 메인 메뉴를 띄웠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게 꽤 의미가 있습니다. 에디터에서만 되던 게 실행 파일에서 깨지는 일이 흔하거든요. 처음 실행할 때는 윈도우 보안 경고가 뜨더군요. 서명이 없는 프로그램이라 그렇습니다.

전투 노드에서 구르는 플레이어와 화면 하단의 구르기 세 칸 표시
실행 파일에서 돌려 본 전투 — 구르기 세 칸이 차고 비는 게 보입니다

오늘 한 일

  • 첫 실행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빌드 스크립트를 짜고, 중간에 검증 도구가 빌드를 막는 걸 걷어내고, 7개 화면이 다 들어간 파일을 뽑았습니다.
  • 기획을 확정하기 전에 되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아군이 따라오면서 같이 싸울 수 있는지, 방마다 다른 목표를 줄 수 있는지, 적을 화면 밖에서만 나오게 할 수 있는지, 소리가 벽에 막히는 걸 싸게 흉내 낼 수 있는지. 여섯 가지를 작은 실험실 씬에서 하나씩 돌려 봤습니다. 문서로 정하기 전에 손으로 만져 보는 게 결국 빠릅니다.
  • 방을 어떻게 만들지 정했습니다. 매번 자동으로 조립하는 대신 손으로 만든 방을 여러 개 만들어 두고 뽑아 쓰기로 했습니다. 우리 게임은 엄폐물 높이가 곧 규칙이라, 자동 조립이 그 높이를 어기면 게임이 조용히 망가집니다.
  • 뽑혀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카드 세 장을 찾아서 뺐습니다. 8월 초에 엄폐 방식을 크게 바꾸면서 없어진 동작이 있는데, 그 동작을 쓰는 카드가 아직 카드 더미에 남아 있었습니다. 고르면 아무 효과가 없는 카드였던 셈입니다. 지우지는 않고 따로 보관해 뒀습니다 — 나중에 다른 뜻으로 되살릴 수도 있으니까요.
  • 실기에서 나온 지적 일곱 건을 고쳤습니다. 전투 중에 구르기가 안 되던 것, 지금 든 무기가 어느 칸인지 안 읽히던 것, 카드 위 띠가 눌려 사라진 것, 로딩 화면 팁이 아예 안 보이던 것 등입니다.
빈 방 골격을 위에서 내려다본 화면 — 문 두 개와 둘레의 스폰 마커
기준 방을 만들기 위한 빈 방 골격 — 여기서부터 방을 뽑아 쓸 계획입니다

막힌 것 / 배운 것

전투가 밋밋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원인을 찾아봤습니다. 처음엔 몬스터 종류가 모자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재 보니 종류가 아니라 뽑는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방 하나를 채울 때 몬스터를 한 마리씩 따로 제비뽑기로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역할이 나올지 아무 보장이 없습니다. 파도를 나누는 규칙은 잘 짜여 있었는데, 그 규칙이 받는 재료가 매번 달랐던 겁니다.

격리 실험실에서 아군 넷이 플레이어를 따라 적과 교전하는 화면
아군이 따라오며 같이 싸울 수 있는지부터 작은 실험실에서 돌려 봤습니다 — 문서로 정하기 전에 손으로 만져 보는 쪽이 빠릅니다

더 웃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빠진 역할을 채우려고 몬스터를 더 만들어야 하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 기능이 이미 다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산성 웅덩이를 뿌리는 적인데, 동작도 짜여 있고 웅덩이도 만들어져 있는데 둘을 잇는 칸이 비어 있어서 게임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줄 두 개였습니다.

없는 걸 만들기 전에 있는 걸 먼저 세어 보자, 라는 교훈을 오늘 두 번 배웠습니다.

전투 중 바닥에 초록 산성 웅덩이 두 개가 깔린 화면
줄 두 개를 이어 주자, 코드에만 있던 산성 웅덩이 적이 처음으로 전장에 나왔습니다

내일

새 실행 파일을 뽑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바퀴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