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뽑은 실행 파일을 돌려 보다가 세이브 화면에서 도장 그림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빨간 네모가 떠 있는 걸 봤습니다. 에디터에서는 멀쩡했던 자리입니다. 오늘은 그 원인을 잡는 데서 시작해 새 적 팩션의 컨셉 아트를 고르고, 함선 안을 직접 채우기 시작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한 일
- 빨간 네모의 원인을 잡았습니다. 그림을 불러오는 코드가 두 갈래였는데, 한 갈래는 에디터에서만 작동하는 예비 경로였습니다. 그 예비 경로가 매번 조용히 성공하는 바람에 본 경로가 틀린 곳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몰랐습니다. 화면 열여섯 군데를 같은 방식으로 고쳤습니다.
- 새 적 팩션의 컨셉 아트를 아홉 장 뽑아 셋을 골랐습니다. 이 행성에 원래 살던 생물들입니다. 벌레 무리에게 둘러싸인 장면, 나무를 베어 나르는 장면, 처음 마주치는 장면 — 세 상황을 그려 보고 톤이 맞는 것만 남겼습니다. 얼굴이 없다는 게 이 생물들의 규칙이 됐습니다.
- 로봇 팩션 후보를 한 줄로 세워 봤습니다. 구매해 둔 로봇 모델 열다섯 종을 같은 키로 맞춰 나란히 놓고 어떤 놈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봤습니다. 새로 만들기보다 있는 것을 변주하는 쪽으로 갑니다.
- 영구 강화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이 게임의 무기는 소모품이라 영구히 강해지는 건 몸뿐입니다. 죽어도 다음 클론에게 넘어가는 건 신체 개조 기록이고 무기는 매번 새로 받습니다. 방어는 쉴드를 키울지 몸을 키울지 두 갈래로 갈립니다.
- 함선 안에 물건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뽑아 둔 소품 마흔네 종을 팔레트에서 꺼내 직접 배치합니다. 벽과 바닥에 붙일 사인·포스터·바닥 무늬는 3D 대신 2D 그림으로 많이 만들기로 하고 어떤 종류를 몇 장 만들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막힌 것 / 배운 것
빨간 네모 이야기를 조금 더 하겠습니다. 처음엔 이미지 파일이 빌드에 안 들어간 줄 알았습니다. 파일은 다 들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에디터에서만 되는 예비 경로"였습니다. 개발 중 편하라고 넣어 둔 것인데, 그게 너무 잘 작동해서 본 경로가 몇 주 동안 틀린 채로 있었던 겁니다.
에디터에서 잘 되는 것과 게임이 잘 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걸 다시 배웠습니다. 편의를 위한 우회로는 실패를 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 그 예비 경로가 쓰일 때마다 로그를 남기게 했습니다. 다음에 또 숨으면 이번엔 바로 보이도록.
내일
함선에 들어가는 첫 장면을 그림 콘티로 먼저 확인합니다.